[160517] 매주 일요일, 광화문광장엔 ‘착한장터’가 선다 | 2016.05.17 |
매월 첫째·셋째주엔 광장주변 차량통제 “1000원이요, 1000원!” 자원순환ㆍ친환경 장터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게 없었다. 상인ㆍ고객들로 붐비고 왁자지껄한 흥정 소리는 일반 시장의 풍경과 같다. 다만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건들은 새 것보다는 쓰던 것이 압도적으로 많고 물건가격은 주인장 마음이다. 지난 15일 오후 1시 날씨가 잔뜩 흐려진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하루 4~6만명이 찾는다는 이곳은 일반시민이 가져온 중고 물품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자체가 자원순환으로 연결된다. 처음 가판을 깔고 판매에 참가한다는 대학생 유민지(20) 씨는 “장롱에 잔뜩 쌓여 있는 옷들을 가져와 팔고 있다”며 “지금까지 다섯 벌 밖에 팔지 못했다.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곳에서 자리를 잡아야 장사가 잘될 것 같은데 아쉽다”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가 거대한 장터로 변했다. 서울시는 자원순환을 위한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를 열고 있다. 광화문 장터 홈페이지(fleamarket.seoul.go.kr)에서 신청하면 광화문 장터에서 판매에 참가할 수 있지만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100팀을 선정하는 데 평균 400~500팀 몰리면서 경쟁률이 4:1을 훌쩍 넘을 만큼 인기가 좋다. 지난 1일 올해 첫 개장한 광화문 장터는 10월 30일까지 7일장으로 매주 일요일 열린다. 세종로 보행전용 거리가 운영되는 매월 첫 번째, 세 번째 일요일에는 광화문 삼거리에서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550m 구간 6개차로 자동차의 통행을 막고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을 둘러싸고 도로에도 좌판을 벌인다. 시민들은 “주말에 이렇게 도로를 통제해서 장사하게 하는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문(31) 모 씨 “원래 알고 있었던 건 아니고 우연히 지나가다보니 장터를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며 “둘러보는 데 예쁜 것들도 많이 파는 것 같다. 옷 등 싼 물건 있으면 사도 될 것 같아서 설렌다”고 말했다. 이곳은 단순히 중고물품만을 파는 곳이 아니다. ‘자원순환장터’다운 메시지도 던진다. 올해로 4년째 열리는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장터’로 운영된다. 장을 보려는 시민들은 장바구니나 종이백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서울시는 장바구니 이용하기, 비닐봉지 거절하기, 비닐봉지 재사용 등 3대 시민실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대게 전문 ‘꾼’이 아닌 일반시민인 만큼 물건 값은 주인장 매기는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게 싸도 되는 건가 싶은 물건이 있는가 하면 이 돈 주고 사기는 아깝다고 생각되는 것도 많다. 한 시민은 “헌책을 사러왔는데 생각보다 비싸다. 관리가 잘된 중고전문서점 가격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것 같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광화문 장터는 지난해 2807팀이 참가하고 66만명이 다녀갔다. 이곳에서 거래된 재사용품은 25만9600점이 거래됐고 1561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중고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재활용 장터와 외국의 다양한 전통음식을 맛보고 공연을 볼 수 있는 외국인 장터도 함께 열린다. 올해 기부금 모금액은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오후 2시 빗방울이 떨어지자 판매자들은 하나 둘 짐을 쌌다. 이곳에서는 ‘파장’도 시민들 몫이다. 헤럴드경제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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