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에너지 빈곤 및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정의 재설정 필요"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복지정책이 그동안 많은 성장을 이뤄온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에너지법' 제4조 5항에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에너지공급자는 빈곤층 등 모든 국민에 대한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에 기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법률에 기반하지 않은 에너지공기업 내부 규정, 체계적이지 못한 정책전달체계, 생계급여수급자 중심으로 사각지대 존재 등의 문제는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국회의원실과 대한전기협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동주최한 '기후변화시대와 에너지복지 정책과제' 토론회에서 진상현 경북대학교 교수는 '기후변화시대와 에너지복지 정책과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진상현 교수는 "생계급여 중에 광열비와 같이 법적 근거에 따라 지원되는 프로그램도 있으나, 대부분은 에너지공급기관에 의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게 지원되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전달체계를 갖추지 못함으로 인해, 프로그램을 인지하는 개인의 신청에 따라 지원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비수급자,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20% 이하 가구) 중에 에너지빈곤상태에 처한 가구도 정책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으며, 지자체의 경우 자체예산을 활용해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면서 "비싼 비용을 지급하는 저소득층의 에너지원을 바꾸기 위한 정책(도시가스시설 인입비용 지원 등), 가전제품에 대한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정책 등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 소비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동절기 난방용 에너지뿐만 아니라 여름철 냉방용 에너지에 대한 지원, 그리고 겨울은 에너지 구입비용 지원 현실화, 여름은 냉방에너지 공급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난방 에너지원별 지원액 조정 및 가구당 지원액 및 지원가구 확대 등 에너지효율개선사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혜심 한국에너지재단 박사는 "에너지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하는 보일러 등을 고효율기기로 변경하거나,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실제 현황을 보면, 고효율기기 지원을 위해 필요한 제반사항이 미충족 되거나 설치조건이 미달돼 콘덴싱·고효율 지원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진단했다.
한 박사는 "가구당 일률적인 지원비용(보편적 복지)으로는 개별 가구의 특성에 맞는 공사 선택(맞춤형 복지)에 한계가 있다"면서 "효율개선의 효과를 정의하는 방법을 에너지와 복지 측면을 아울러 다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률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향후 서울시 에너지복지사업 추진방향으로 ▲서울시 에너지취약계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금 규모 확대 ▲모금 구조 개선 및 유사사업 통합 등을 통한 기금 구조 개선 추진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에너지복지 시민기금의 홍보 확대 ▲코로나 비대면 시대, 1인가구 증가 시대를 감안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의 사각지대 파악 및 새로운 지원방향 마련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시대에서 '에너지 빈곤의 개념, 에너지 빈곤층'이 실제로 어떤 계층인지 정의가 설정돼야 하고,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실태조사 후 적정 지원수준을 결정해야 최대의 정책 효과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에너지 지원사업(정부, 지자체, 에너지공급회사)의 현황 파악을 통한 쏠림현상 또는 사각지대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에너지원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에너지효율개선(주택효율, 가전기기 교체 등의 고효율 제품 지원 등) 사업으로 확대 변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상현 경북대학교 교수의 '기후변화시대와 에너지복지 정책과제' 발제 모습
출처 : 에너지데일리(http://www.energydaily.co.kr) [송병훈 기자 homet@energydaily.co.kr] [기사원문]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017 |